[영화] Almost Famous └ 만화/게임/영화


간만에 멋진 영화를 봤다.

정말 우연히 이런 영화를 보게 되어서
도대체 어디에다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를 정도다.

극장에서 채 개봉도 못한 영화라고 한다.
인기없을 것 같아서...
하지만 나에겐 최고였다.

1970년대초...

60년대에 활짝 날개를 폈던 로큰롤의 시대가 살짝 지나고
이제는 그냥 대중 음악이 되어가고 있는,
락의 정신과 상업주의가 서서히 엉켜서
엔터테인먼트 상품으로 탈바꿈하려 하는,
그런 시기.
한마디로 록큰롤 시대의 끝물...

이 영화의 배경은 바로 그런 시대의 미국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윌리엄(주인공)의 누나가 엄마의 간섭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찾아 집을 나가면서 시작된다.

떠날 때 누나가 윌리엄에게 귓속말로 남긴 한마디...
"있다가 네 침대 밑을 봐.
그것들이 널 자유롭게 해 줄거야. (It will set you free.)"


윌리엄이 침대 밑에서 가방을 꺼내어 지퍼를 여는 순간,
나온 것은
누나가 듣던 LP들.

(이 영화에서 가슴이 짠~~ 하게 아리는 몇 장면 중 하나)

그냥 똑똑하고 착한 꼬마였던 윌리엄은
이 순간 이후
음악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몇 년이 지나,
작은 음악 잡지에 기고를 하곤 하던 윌리엄을 눈여겨 본
거대 음악지 '롤링 스톤'이
밴드 '스틸워터'의 전국 투어에 동행하여
밀착 취재 기사를 써주기를 요청하게 되고,

그렇게 올라 탄 스틸워터의 투어 버스에는 윌리엄 말고,
타칭 그루피, 자칭 밴드에이드... 페니 레인이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뮤직 & 로드 무비의 서막.

그리고는 펼쳐지는
70년대 밴드들의 활동 방식이었던
도시간 투어에서 보이는 가지각색의 모습, 사건, 분위기 들...

지금과 같이 꽉 짜여져 있는 분위기가 아닌
무언가 자유... 라는 것이 여기저기에 스며있는 것이 느껴지는
70년대의 로큰롤 시대...

그 속에서,
윌리엄은
이제 막 뜨기 시작하는 스틸워터의 기타리스트 러셀에 대해
단순한 취재 대상이 아닌 음악적 동경과 호감을 느끼고,
페니레인은
그루피를 넘어서서 러셀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며,
러셀은
페니레인과 그냥 놀아난다. ㅡ.ㅡ

페니레인에 대해 점차 알 수 없는 감정을 갖게 되는 윌리엄.


결국 스틸워터는 제대로 떠버리고,
버스를 갖다버리고 전세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이미
음악에 대한 애정과 먹고살기 위해 뜨려는 욕망 사이의 간극과,
서로의 재능과 사랑에 대한 질투로 벌어져버린 멤버사이의 골과,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이 점점 흐려져 가는 것을 느끼는 당혹감 등을,

멤버 모두는 물론,
윌리엄조차도 느낄 수 있었기에,

이들이 버스에서 내려
비행기를 타고 하늘 높이 비상하는 것은,
역설적으로는
그 상승하는 외형적 모습과는 정 반대로,
어딘가로 추락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게 해 준다.


비행 중 찾아온 추락 위기의 순간에,
이런 갈등은 최고조로 흐르고,
죽기 직전의 순간에서까지도
이들은 싸우고 만다.

스틸워터는 갈등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자의 반 타의 반 상업주의의 길을 가게 되고,
페니레인은 버림받고,
윌리엄 역시 순수한 눈으로 쓴 기사에 대해,
거짓이고 허구라는 러셀의 증언을 통해
버림받게 된다.

...
......
이런 식으로 영화는 진행되어 간다.
......
...

줄거리 이야기만 하다간 끝도 안나고,
이게 무슨 영화 소개의 글도 아니고 하니
내용 소개는 여기서 줄이련다.

그 대신,
또 하나의 짠~ 하는 장면 소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꿈 속 같았던 투어 여정 속으로부터 현실세계로 돌아오고,
거기에 더해
동경하는 세계의 이면의 모습까지 알게 되어 버린 윌리엄.

성장과 좌절을 동시에 겪고 있던 윌리엄에게,
누군가가 찾아온다.

뜻밖의 방문 상대에
서로 당황스럽고 어쩔 줄 모르는 시간이 잠시 지나간 후,
다시 인터뷰 마이크를 드는 윌리엄.

질문은 간단하게.

"당신에게 있어서
음악이란 무엇이죠?"


(2004.2.4)

덧글

  • 염맨 2004/08/23 09:16 # 답글

    이 영화를 본 다음에 최고라고 하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죠. 저도 정말 좋아해요
  • sabbath 2004/08/23 14:37 # 답글

    이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을 또 만나게 되니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Almost Famous〉에 대한 애정을 담아, 제 글을 트랙백할게요 ^^
  • 염맨 2004/08/23 22:51 # 답글

    아아, 이 글만 다시 읽어도 감동이에요. 트랙백된 새벗군의 글과 함께 가끔씩 찾아읽는 녀석이 될 듯.
  • 2005/03/14 01:27 # 삭제 답글

    마져요...휴..정말감동이에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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