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오키나와 주변섬에 다녀 왔는데, 이번엔 이리오모테, 쿠로시마, 이시가키에서 주로 다이빙을 하며 지냈습니다.
이쪽 지역은 오키나와 주변섬 중에서도 야에야마(八重山)라고 하는 곳입니다. 오키나와 본섬의 나하 공항에서 비행기로 50분 정도 더 가야 하죠. 지도상으로는 대만의 바로 옆입니다. 이쪽은 오키나와 본섬과는 매우 다른 맛이 있습니다.
본섬은 크기도 크고 번듯한 관광지로서 시가지 같은 것도 아주 잘 되어 있죠. 나하 시내를 다녀 보면 여느 일본의 도시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번화합니다. 차탄 쪽의 아메리칸 빌리지는 또 다른 의미로 화려한 곳이고요. 어디를 가든 관광객도 아주 많고 그에 따라 여러 편의 시설이 아주 잘 갖춰져 있습니다. 남국의 맛을 느끼면서도 편리하고 세련된 여행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오키나와 본섬이 맞다고 봅니다.
주변섬은 좀 더 자연 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처음 비행기에서 내리는 이시가키는 그나마 좀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지만, 다른 섬에는 변변한 호텔조차 없습니다. 이쪽의 숙소는 민숙(民宿)이 주류입니다. 민숙은 다른 종류의 숙소와는 달리 밥을 해주는 숙소입니다. 일본의 가정식 분위기로 아침 저녁을 먹는 것도 즐거운 경험입니다. 어디서든 먹으면서 친해지는 건 세상 공통인지라 이러면서 투숙객들과 말을 섞고 밤이 되면 술도 한잔 하며 한가하게 낙도의 하루를 보냅니다. 해만 지면 아주 깜깜한데 그래서 하늘에는 어찌 그리 별들이 많은지요. 이런 섬들은 서로 고속선으로 몇십 분 정도 되는 거리를 두고 모여 있습니다. 부두에 나와서 바라보면 바다를 사이에 두고 저 앞에 다른 섬들이 보이죠. 이런 섬들을 오갈 때는 배를 타고 다니는데,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는 여행과는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낭만이 있습니다.
어떤 섬은 자전거로 한 시간 정도면 한바퀴 돌 수 있을 정도로 작습니다. 거기엔 달랑 작은 매점이 하나만 있는 경우도 있고요. 빙수가 먹고 싶어 부두 옆에 있는 유일한 카페에 가려고 30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가서 겨우 한 그릇 먹고 다시 숨차게 페달을 밟아 돌아와도 시간 낭비같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곳입니다. 실제로는 같은 시간이겠지만 그런 섬에서의 시간은 확실히 각별하면서도 그 흘러감에 조바심 나지 않는 여유로움이 있습니다.
멋진 바다라든가 새파란 하늘, 그리고 거기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서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것보다도 저에겐 위에서 말한 섬에서의 시간들이 훨씬 기억과 가슴에 남아 아직도 계속 생각이 납니다.
---------------------------------------------------------------------
보기좋게 정리된 오키나와 여행 관련 전체 게시물 목록 보기 =>
(Click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