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오모테에서 가장 대물[大物]을 찾아 보여주는 것에 자신있다고 자부하는 다이빙샵 'Hot Mangrove'을 찾아갔다. 작년에 이용했던 'Mr. SAKANA'도 나쁘지 않았지만 항구 근처의 아기자기한 포인트만 줄창 데리고 갔었다. 게다가 거기는 사장이 나이가 있어서인지 더 이상 다이빙 가이드를 하지 않고 보트 운전만 하며 밑의 스탭들에게 지시 정도 하는, 뭐랄까 체계는 있지만 패기는 사라진 그런 느낌이어서 아직 혈기가 넘치는 젊은(?) 나에겐 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Hot Mangrove는 정 반대였다. 후지키 나오히토[藤木直人]랑 똑같이 생긴 주인장은 공공연하게 '마크로 계열의 작은 볼거리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때는 그런 곳으로 안내를 하지만 사실 난 마크로 보다는 마구로랄까 대물이 좋아요. 좋은 걸 어떡해요'라고 말하는데다가, 다이빙샵의 오너이기 이전에 다이버로서의 모험심도 아직 남아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는 사람을 제대로 찾아 간 것이었다.
매일 바다에서 사는 스탭들조차 멀미를 해 댈 정도로 파도가 셌던 마지막 날, 내가 조르고 또 조르니 나카노우간[仲ノ御神]섬에도 데리고 가 주었다. 그런 날씨에 그 섬에 간 다이빙 보트는 우리뿐이었다. 정말 멋진 바다에 멋진 사람들이다.
Hot Mangrove 홈페이지---------------------------------------------------------------------
다이빙 No. : 01
날짜 : 2008.08.04 (월)
위치 : 오키나와 이리오모테섬[西表島]
포인트명 : 바라스 동쪽[バラス東]
입수 및 출수 시각 : 09:27 ~ 10:11
다이빙 시간 : 44분
시작 및 종료 압력 : 190 bar ~ 60 bar
최대수심 : 22.2m
수온 : 27도
시야 : 2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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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점이 다이빙 포인트)
첫 다이빙은 항구 앞 가까운 바라스섬에서 시작했다. 바라스섬은 이리오모테섬과 하토마섬 사이에 있는 새하얀 색깔의 섬인데, 완전히 가지산호의 시체만 쌓여서 생겨난 섬이다. 아직 어엿한 섬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못 미치는 단계랄까. 매년 태풍이 지나갈 때마다 모양이 바뀌고 두 개로 나뉘어졌다가 다시 한 개로 합쳐지고 그런다고 한다. '바라스'라는 말은 이쪽 방언이 아니고 보통 일본어로 '쓰레기더미' 정도의 의미이다.
나의 가이드는 미나미상이라고 키는 작지만 아주 활기찬 성격의 언니인데 밤에 보니 술을 진짜 잘 마셨다. 대물을 좋아하는 주인장 우메상은 베테랑 아저씨들을 이끌고 들어갔다. 나중에 스탭들끼리 뒷다마 까는 소리로는 우메상은 자기가 귀찮아서 수백번 경험의 베테랑 손님만 골라서 가이드한다고 한다. 나머지 얼뜨기 손님들은 스탭에게 맡기고. 뭐 어딜 가든 부하직원들은 사장을 씹는다.
물 위로 살짝 보이는 것이 바라스섬이다. 아침 만조 시간이라 섬이 저렇게 간신히 머리만 겨우 드러나 있는데, 저기다가 체험다이빙을 하는 여자아이들 세 명을 덩그러니 내려 놓고 간다. 물론 가이드할 스탭 한 명이 같이 내리지만 저 애들이 처음엔 엄청 황당해하더라. 간신히 서있을 만한 이런 섬에서 한나절 내내 다이빙도 하고 점심도 먹고 그래야 한다 말하니 황당해 할만도 하다. 근데 사실 점심때 간조가 되면 제법 섬처럼 많이 드러나서 꽤 그 위에서 뛰어다고 밥도 먹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얘네들을 내려 놓고 우리는 이 섬의 동쪽 부근에 가서 첫 다이빙을 시작했다.
물에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랐다. 전혀 이 포인트에서 나타날만 하지 않은 화이트팁 샤크가 갑자기 눈 앞으로 지나갔기 때문이다. 어디서 튀어 나왔는지 내 앞으로 쑥 나오길래 물 속에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처음 본 물고기가 상어라니 운이 좋을 것 같다. 화이트팁 샤크는 일본 이름으로는 '네무리부카[ネムリブカ]'라고 한다. 졸린 눈을 하고 있어서 그렇게 부르나? 귀여운 이름이다.
저 부채같이 생긴 것을 '류큐 이소바나' 라고 하는데, 그냥 부채만한 것도 있고 사람의 몇 배나 되게 큰 것도 있다. 이것도 거의 폭이 3~4미터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부채 뒤에는 요렇게 쬐끄만 물고기가 붙어서 산다.
이 빨간건 '우콘하네가이[ウコンハネガイ]'라는 이름의 조개 종류인데 특이하게도 자체적으로 발광을 한다. 마치 전기 방전처럼 보이는 저 보라색 줄이 발광하는 모습니다.
쿠마노미(아네모네피쉬) 종류도 어딜 가나 있고...
정말 가지산호가 빽빽하게 있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저놈들이 죽어 쌓이고 쌓여서 섬이 된다니 참 자연의 섭리란...
그럭저럭 괜찮은 다이빙이었다. 상어도 보고.
여기 이리오모테의 다이빙 보트는 앵커[anchor]를 내리지 않는다. 아마도 산호를 보호하는 목적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런데 또 옆의 이시가키에 가면 거기 보트들은 또 앵커를 내린다. 이시가기쪽이 바람이 더 세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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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No. : 02
날짜 : 2008.08.04 (월)
위치 : 오키나와 이리오모테섬[西表島]
포인트명 : 토카킨曽根[トカキン曽根]
입수 및 출수 시각 : 11:15 ~ 11:54
다이빙 시간 : 39분
시작 및 종료 압력 : 190 bar ~ 50 bar
최대수심 : 19.2m
수온 : 26도
시야 : 2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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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점이 다이빙 포인트)
여기는 그 유명한 이리오모테의 대물 포인트 '토카킨소네[[トカキン曽根]'라는 곳이다. 그런데 이번에 와서 처음 알게 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대물 포인트라는 건 갬블 포인트랑 동의어라는 사실이다. 말 그대로 도박인 거다. 대물은 산호가 우거지고 아기자기하고 그런 곳이 아닌, 뭐랄까 조류가 어느 정도 있고 그냥 휑하게 물밖에 없는 곳에서 홀연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대물을 찾으려면 그런 바다로 와야 하고 그래서 대물이 나오면 좋지만 나오지 않는다면 그저 블루워터나 보고 올라가는 것이다. 마나미상 왈 'All or Nothing'이라나. 이곳이 특히 그렇단다. 없을 땐 정말 물밖에 없고 있을 땐 대물이 득시글거린다고.
이번엔 그래도 어느 정도 운이 있는 편이었다. 들어가자마자 금방 이소마구로[イソマグロ, dog tooth tuna]가 몇 마리 있었고 대모[玳瑁, hawksbill]도 멀리서나마 지나가는 걸 봤다. 게다가 나중에는 블랙핀 바라쿠다 무리도 발견. 이 정도면 대만족이다.
이소마구로[イソマグロ] 세 마리가 무리를 지어 다닌다. 저래봬도 앞의 큰 놈은 70~80cm 정도는 충분히 된다. 말 그대로 마구로, 참치 종류라는 거다. 고등어나 전갱이(잭피쉬)와는 레베루가 다른 우리 마구로씨.
대물이 안 나올 땐 이렇게 작은 물고기 하나 없는 휑한 바닥에 위로 푸른 물이 있을 뿐. 정말 여긴 이상하게도 쬐끄만 물고기 같은게 별로 없더라.
대모는 부리가 매처럼 뾰족한 것이 다른 바다거북과 구별된다. 푸른바다거북은 주둥이가 뭉툭해서 좀 어리버리한 느낌이 있는데, 이놈은 똘똘하고 귀여운 느낌? 난 푸른바다거북보다 대모가 좋다.
마지막에 소리소문없이 슬쩍 모습을 비춘 블랙핀 바라쿠다의 무리. 물 속에서 직접 볼 때 난 30마리 정도로 보였는데, 배 위에서 마나미상이 말하길 저 정도로 보이면 실제로는 50마리 정도란다. 나중에 사진 속에서 자세히 세어 보니 얼추 50마리 맞는 것 같았다. 괜히 가이드가 아니구나. 어쨋든 바라쿠다씨~ 얼씨구 좋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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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No. : 03
날짜 : 2008.08.04 (월)
위치 : 오키나와 이리오모테섬[西表島]
포인트명 : 히나이비치[ヒナイビーチ]
입수 및 출수 시각 : 14:14 ~ 15:07
다이빙 시간 : 53분
시작 및 종료 압력 : 190 bar ~ 40 bar
최대수심 : 18.9m
수온 : 27도
시야 : 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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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점이 다이빙 포인트)
여기는 작년에도 왔던 포인트다. 우에하라 항구 바로 옆에 있는 비치인데, 먼바다가 아니라서 시야는 흐리지만 이런 저런 생물들이 잔뜩 있어서 사진 찍기에는 좋은 곳이다. 특히 여기에는 터줏대감인 늙고 아주 큰 푸른바다거북이 있고, 암초(일본어로 根라고 함)가 하나 있는데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거대한 곰치가 살고 있다. 이번에 가서 보니 곰치가 작년보다 더 커진 것 같았다. 물은 흐리지만 볼거리는 아주 많아서 대물을 좋아하는 나라도 이 포인트는 꽤 좋았다.
유난히 머리 앞의 뿔이 길쪽하고 눈이 귀엽게 생긴 라이온피쉬. 보통 보는 다른 라이온피쉬는 생김새가 멋지고 무서운 감이 있는데 이 놈은 좀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귀엽게 생겼다. 그래도 물론 독은 있다.
맹꽁이 같이 생긴 frogfish. 이게 흰 놈도 있고 검은 놈도 있었다. 이 비치에는 그렇게 두 놈이 있었는데 색깔은 그 외에도 무궁무진하다. 노란 놈도 있고 좀 얼룩덜룩한 놈도 있고. 실제로 보면 참 웃기게 생겨서 볼만하다. 합죽이.
여기 히나이비치의 터줏대감인 푸른바다거북. 나이가 아주 많단다. 그래서 크기도 상당히 크다. 저 장소가 잠자는 곳이라고 하는데 내가 좀 무턱대고 다가가려 하자 어느새 눈치를 채고 달아나 버렸다.
아네모네피쉬가 사는 말미잘을 들춰 보면 거의 이런 놈이 살고 있다.
조피쉬[Jaw fish, 후악치]라고 하는 놈이다. 저렇게 땅에 구멍을 파고선 머리만 살짝 내밀고 있다.
곰치가 살고 있는 암초에 왔다. 이 암초에는 항상 이렇게 '스카시텐지쿠다이[スカシテンジクダイ]'라는 쬐끄만 물고기떼가 구름저럼 몰려있는데 정말 장관이다. 이놈들은 무슨 새끼물고기(치어)같이 보이지만 치어가 아니고 그냥 원래 그렇게 작은 놈들이다. 저렇게 떼를 지어 있는 곳을 헤집고 지나가는 기분도 제법 좋다.
해룡이라고 해야 하나, 해마와 사촌지간인 물고기이다.
바위틈이나 밑의 어두운 곳엔 항상 이렇게 새우같은 갑각류가 살고.
밝은 색깔 산호 사이엔 항상 이렇게 이쁜 빛깔의 쪼매난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모여 있다.
이놈도 여기 항상 상주하는 녀석.
얘는 내가 본 곰치 중에 가장 큰 녀석이다. 전체 길이가 1.2m 정도는 충분히 되고도 남을 것 같다. 작년에 이놈을 발견했을때 그렇게도 흥분했었는데 이제 일 년만에 다시 보니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그나저나 참 게으른 놈이구나.
간조가 되니 바라스섬이 섬 비스무리하게 돌아왔다. 체험다이빙으로 이곳에 버려졌던 그 여자아이들도 두발 뻗고 도시락 까 먹을 수 있었겠지.
2008년 8월 4일 다이빙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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