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오키나와 낙도 다이빙 2

이리오모테에서의 다이빙 둘째 날이다. 그토록 노래를 불러댔던 나카노우간섬은 날씨때문에 오늘도 못 간단다. 그래도 어찌어찌 대물을 찾으러 이번에는 이리오모테섬의 서쪽으로 제법 멀리 원정을 나갔다. 이리오모테섬의 서쪽은 도로가 없기 때문에 육상에서 자동차 같은 걸로는 갈 수가 없다. 배를 타고 나와야만 이쪽 부분 구경을 할 수 있는 거다. 그래서 그나마 그런 걸로 위안을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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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No. : 04
날짜 : 2008.08.05 (화)
위치 : 오키나와 이리오모테섬[西表島]
포인트명 : 허리케인 [ハリケーン]
입수 및 출수 시각 : 10:00 ~ 10:50
다이빙 시간 : 50분
시작 및 종료 압력 : 190 bar ~ 70 bar
최대수심 : 15.8m
수온 : 27도
시야 : 2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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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점이 다이빙 포인트)

이리오모테 서쪽 해안은 처음 와 봤다. 이리오보테의 서쪽과 남쪽은 도로가 없어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에 뭔가 숨겨진 장소같은 분위기가 있다. 여기 '허리케인'이라는 포인트는 동굴이 복잡하게 이어져 있는 지형이 특징인 곳이다. 그리고 이 부근에는 특히 산호가 엄청나게 빽빽히 들어차 있다. 그냥 맨땅을 보기 힘들 정도로 산호로 뒤덮혀 있는 모습이 정말 장관인 곳이다.


우에하라 항구에서 여기 이리오모테 서쪽 지역까지는 거의 한 시간 가까에 배를 타고 와야 한다. 나도 이제 바다 사람이 다 됐는지 이정도 배를 타고 오는 건 아무렇지도 않다. 2006년 처음으로 이리오모테에 배를 타고 들어오던 때, 이 다이빙보트보다 훨씬 큰 고속선을 타고 오면서 배멀미로 사경을 헤매던 것이 문득 떠오른다. 인간은 진화하는 것이다.

늠름하게 서 있는 여성분이 나를 가이드해 준 마나미상. 작은 체구인데 술은 또 어찌나 잘 들어가던지


들어가자마자 양배추 모양의 레터스산호가 무성하게 있고, 그 옆을 지나 가면 동굴 입구가 나온다. 처음 부분은 동굴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좁은 계곡 정도의 이미지?


여기는 동굴 중간쯤에 있는 명당 자리다. 저기 앞에 툭 튀어나온 곳에 로렐라이처럼 앉아서 사진을 찍으면, 위에서 커튼처럼 내리쬐는 햇빛과 어우러져 작품사진이 나온다고 하는데 다 늙은 사내자식이 할 짓도 아니고 해서 그냥 모델 없이 찍었다.


이놈은 '츠마구로마츠카사[ツマグロマツカサ]'라고 하는 이름의 물고기이다. '츠마'는 지느러미, '구로'는 검다[黑], '마츠카사[松かさ]'는 솔방울이라는 뜻이다. 한 마디로 지느러미가 검고 솔방울같이 생긴 몸통을 한 물고기란 거다. 이름 참 직관적이네. 이 물고기는 어두운 곳을 좋아해서 이렇게 동굴 속에 모여 있다.


동굴 속을 계속 헤쳐 나간다.


얘들은 '아카마츠카사'라고 하는 놈들이다. '아카'는 빨갛다는 뜻이니 말 그대로 빨간 솔방울이라는 의미. 마찬가지로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어둠의 자식들이다. 어두운 곳에 이놈들이 떼지어 있는 모습을 보면 귀여우면서도 조금 음산하다.


동굴 안에서 출구를 통해 보는 바깥쪽 바다는 유독 푸르다. 저기로 나가면 무슨 다른 세계로 연결되어 있을 것만 같은.


동굴 밖에는 테이블 산호가 빽빽한 풍경이 정말 대단하다. 무슨 나무에 영지버섯 자라는 것 같다. 몇 군데 열대바다를 가 봤지만 여기만큼 경산호가 발달한 곳을 본 적이 없다. 필리핀도 팔라우도 이정도는 아니고 또 연산호와 경산호가 섞여 있지 이렇게 경산호만 빈틈이 없을 정도로 들어차 있지는 않다.


말미잘이 군락을 이루어서 무슨 아네모네피쉬의 아파트단지같이 되어 있었다.


테이블 산호 위에 있는 저 작은 녀석은 별것도 아닌 위장같은데도 의외로 눈에 잘 안 띄더라.

오랜만에 산호의 절경을 보니 이것도 그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어 좋다. 꼭 대물만이 다이빙의 목적은 아니니까. 이것으로 금일의 첫 번째 다이빙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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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No. : 05
날짜 : 2008.08.05 (화)
위치 : 오키나와 이리오모테섬[西表島]
포인트명 : 사키야마 오키노네[崎山 沖ノ根]
입수 및 출수 시각 : 11:56 ~ 12:44
다이빙 시간 : 48분
시작 및 종료 압력 : 180 bar ~ 50 bar
최대수심 : 21.3m
수온 : 27도
시야 : 2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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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점이 다이빙 포인트)

이리오모테 서쪽 '사키야마[崎山]' 지역에 있는 대물[大物] 포인트이다. 운이 좋으면 마구로에 바라쿠다에 만타까지 나온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운이 없는 건지 뻥인지 달랑 마구로 두 마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것도 너무 멀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여서 사진도 없고. 들어가기 전부터 나를 가이드해 준 마나미상이 '대물 포인트는 갬블 포인트'라고 몇 번을 다짐을 받고 들어갔는데 완전히 꽝이었던 셈이다. 블루 워터만 실컷 보고 나왔다.


블루 워터뿐이었던 이번 포인트에서 그나마 바닥에 많이 있던 것이 이 물고기다. '하타타테 하제[Redfire Goby]'라는 놈인데 영어 이름으로도 유명하고 저 안테나처럼 생긴 지느러미(?)때문에 귀여워서 인기가 많다. 색깔도 곱고.


대물 포인트는 정말 대물이 없으면 그냥 황량한 바다일 뿐이라는걸 뼈저리게 느끼면서, 평소라면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이런 단역들이나 좀 구경했다. 소외된 이들에게도 사랑을 주는 것이 바다의 마음이지.


눈물의 두 번째 다이빙 종료.




그렇게 울면서 베에 올라와 점심 도시락을 까먹었다. 저거 배 바닥에 사람 모양으로 벗어 놓은 수트는 내꺼다.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웨이트벨트로 눌러 놓았다.

배가 아주 큰 배는 아니지만 실내공간도 충분하고 수세식 화장실에 온수샤워 그리고 공기통 충전을 할 수 있는 컴프레서 설비까지 뭐 있을 건 다 있다. 속도도 제법 나고. 이 배로 이 동네에서 못 가는 곳 없으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이리오모테 서쪽 해안은 이렇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모습 그대로이다. 산세가 험해서 육지에서는 이쪽까지 도로를 내기가 어렵고 사람들도 들어오기 힘들다.


후지키 나오히토를 꼭 닮은 핫맹그로브의 사장님 우메상. 술을 잘 안마시는 것만 빼면 정말 너무나도 좋은 사람이다. 사장인 주제에 나도 역시 대물이 좋아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던 귀여운 우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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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No. : 06
날짜 : 2008.08.05 (화)
위치 : 오키나와 이리오모테섬[西表島]
포인트명 : 사키야마 오키노네[崎山 沖ノ根]
입수 및 출수 시각 : 14:35 ~ 15:16
다이빙 시간 : 41분
시작 및 종료 압력 : 180 bar ~ 40 bar
최대수심 : 29.5m
수온 : 26도
시야 : 2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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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점이 다이빙 포인트)

점심을 먹고 기운을 회복한 다음, 오늘 2회째에 실패했던 포인트에 다시 한 번 도전했다. 같은 곳을 연달아 두번 들어가게 된 것은 우리 사장님 우메상의 고집때문이랄까, 마나미상이 슬쩍 얘기하는데 사장이 은근히 고집이 있어서 한 번 실패했으면 뭔가 나올 때까지 또 들어가곤 한단다. 대물 포인트에 다시 간다는데 나는 불만 없다.

포인트로 배를 몰고 와서 들어가려고 폼을 잡는데 수면에 뭔가가 출렁인다. 거리가 한 50미터쯤 되었나. 스탭들이 그걸 보더니 막 소리를 치는데 뭔가 했더니 만타란다. 만타라니~ 저게 만타라니~ 그러던 와중에 그놈하고 상당히 가깝게 오게 되었다. 자세히 보니 커다랗고 시꺼먼 등짝에 날개짓을 하는 것이 정말 만타가 맞다. 내 생애 첫 만타를 물 위에서 보는구나. 꿈에도 그려오던 만타씨. 인사할 겨를도 없다. 만타를 눈앞에 두자 우메상이 지금 여기서 바로 입수하잔다. 다들 허겁지겁 장비를 메고 두 팀으로 나누어 입수를 했건만......

우리 팀은 만타를 보지 못했다. 만타씨가 어딘가로 가버렸다. 먼저 입수했던 다른 팀은 만타를 봤다고. 아쉬웠지만 만타는 이시가키에서 보면 되니 뭐 괜찮다.


만타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외에도 대물이 꽤 여러가지가 나왔다. 그 중에 첫 번째는 들어가자 마자 우리 앞을 빠르게 지나가 버린 이글레이. 일본어로 '마다라 토비 에이[マダラトビエイ]' 영어로는 'Spotted Eagle Ray'라고 하는 놈이다. 얘네들은 항상 빠르게 헤엄쳐서 지나가기 때문에 거리가 멀면 따라가기도 힘들다. 이렇게 멀리서 보는 수밖에. 얘네들이 똑바로 쭈욱 직선으로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멋있다.


저 멀리 좀 깊은 곳을 지나가는 화이트팁 샤크. 가까이 가고 싶어도 함부로 깊이 내려가기가 좀 그렇다. 사진으로 찍으니 정말 뭐가 찍혔는지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네.


화이트팁 샤크 확대본. 오키나와라도 상어는 귀한 피사체이다.


갑자기 수면 부근에 이놈들 구르쿤떼들이 몰려와서 난리를 친다. 구르쿤은 여기 오키나와 사람들의 귀중한 식용 물고기인데 잡아서 튀기거나 구워 먹으면 제법 맛이 좋다. 숙소에 묵다 보면 반찬으로 꼭 한두 번은 나오는 그 물고기. 바다속에서 보면 새파란데 물 위로 잡아 올리면 신기하게도 금세 주황색으로 변한다. '구르쿤' 오키나와 방언으로 부르는 이쪽 지방의 속명이고 정식 이름은 '쿠마자사하나무로[クマザサハナムロ]'이다.


멀리 '대모[玳瑁, Hawkbill Turtle]'가 지나가는게 보인다. 푸른바다거북보다 작고 귀여운 대모. 이번 다이빙에는 대물들은 좀 나왔는데 다들 먼 거리에서 빠르게 지나가버려 사진을 잘 찍지 못했다.


그래도 제법 만족한 다이빙이라 생각하면서 오늘의 다이빙 종료.


태양도 바다도 어찌 이리 내식구같아 보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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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랭보 | 2009/06/03 01:58 | 다이빙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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